영화 Yesterday: 성공해야만 할까? / 특별하지 않은 나

#소중한 건 곁에 있다고

 

시골 중학교에서 전교1등만 하던 나는 도에서 유명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나는 인생의 쓴 맛을 맛봤다. 보잘 것 없는 나에 비해 내 친구들은 뛰어났다. 내가 새벽에 화장실에서까지 공부하며 악을 써봤지만, 도저히 따라 잡을 수가 없었고, 늘 반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다. 모의고사를 보면 선생님은 결과를 들고와선 470점 밑으로 손들라고 말했다. 나는 항상 고개를 떨구고 손을 들었다. 500점 만점에 470점이면 한과목당 1~2개 정도만 틀려야 하는 점수다. 나는 470점이 넘지 않으면 실패라고 생각했다. 오로지 점수에만 목매달았다. 하지만 나처럼 새벽까지 공부는 커녕 매일 딴 짓만 하면서도 점수를 잘 받는 친구들은 그야말로 수두룩했다. 너무 불공평하게 느껴졌다. 노력하면 저들을 이겨야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노력하면 결과가 따라온다는 식으로 세상은 단순하지 않았다. 영화의 주인공 잭 말릭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노력을 하지만 그는 무명 싱어송라이터인데다가 공연할 곳도 마땅치 않아 가수의 꿈을 접으려고 한다. 

 

그러다 그는 비틀즈가 없는 세상에서 살게된다. 그는 비틀즈의 곡으로 애드시런과 합류하며 그야말로 대박을 친다. 오히려 애드시런이 그의 천재성 앞에 허무함을 느끼는 지경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그, 하지만 행복까지 따라오진 않는다.
주인공이 외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따르다가 내면적으로 추구하는 것을 발견하는 스토리가 많다. 책 연금술사나 박정현의 노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에도 나오듯, 소중한 건 곁에 있다는 것이다. 20년간 음악활동을 하면서 매니저로 함께한 엘리가 곁에 있었다. 애써 외면 했지만 그녀는 그에게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였다. 엘리는 말리가 음악을 포기하고 교사직에 복귀하려할때 "네 천재성을 애들한테 소모하면 정작 음악에 쏟아부어야 할 상상력과 에너지가 고갈된다고" 라며 다시 음악의 길로 안내했다. 아이들만 정신없이 뛰어 노는 작은 텐트가 아니라, 수 많은 인파가 빽빽한 공연장에서 비틀즈의 명곡을 불러 환호를 받았지만 어딘지 허전하다. 하지만 혼란할 틈도 없이 스탭들의 닥달에 곡작업을 하기 바쁘다. 

 

 

yesterday / 출처: 나무위키

 

 

#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존 래논을 찾아간다. 이 세계에서는 평범하게 살고 있는 존래논. 잭 맬릭이 존에게 묻는다.

 

잭 맬릭: "지금까지 행복하셨나요" 

존 래논: "무척"

잭 맬릭: "성공하지 못했잖아요"

존 래논: "무척 행복하다고 하지 않앗나. 그럼 성공한거지, 매일 좋아하는일을하며 온 세상을 다니면서"

 

행복은 점수를 더 맞는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었다. 성공한다고 반드시 얻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존래논은 성공을 했든 못했든 행복할 사람이었던 것이다. 미국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조사했는데, 어릴 때 부터 꿈이 마이너리그였던 선수는 없었다고 한다. 모두가 메이저리그를 꿈꾸지만 정말 소수의 인원만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꿈을 못이룬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불행했을까? 그들은 자기 인생을 살아냈다.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자신의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패배주의, 허무주의 같은 것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공의 길에서 벗어났다고 금세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나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경쟁, 1등 이런 가치들을 끊임 없이 주입 받아왔다. 주변의 큰 기대, 뭔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이런 것들이 팽배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이 이런 걸까, 나는 결국 대다수의 평범한 남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잭 맬릭은 모든 가짜 영광을 벗어 던지고 엘리에게 향한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처음부터 다가갔어야할 대상. 20년간 놓쳤던 수 많은 기회들을 이제서라도 붙잡으려 한 것이다.  

 

공지사항

최근 글

최근 댓글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