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 너의 목소리가 ‘안’들려 /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는

*스포있음

#진심을 전하는 수단

맑은 날씨, 평화로운 대만 거리와 주인공들의 청량한 미소가 잘 어우러진다.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그들을 보면, 마치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와 심은하가 떠오른다. 청각장애인 수영선수인 언니의 꿈을 위해 사는 양양과 부모님 음식점에서 일하는 텐궈가 나온다. 어쩐지 둘은 수화로 대화하는 탓에 영화는 조용하다. 텐궈는 물새처럼 총총 뛰어가는 양양을 보고 한 눈에 반한다. 하지만 아무리 잘생기고 어깨가 넓은 그라도, 그의 진심을 양양에게 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인 사이에서는 흔히들 “그걸 꼭 말해야알아?”라고 말할 때가 있다. 그런데 확실히, 우리는 말해야 안다. 안그러면 주머니 속에서 꼬여버리고야 마는 이어폰처럼 관계가 복잡해진다. 한 순간에 열열한 사랑에 빠지고 만 텐궈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사랑을 전하고자 한다. 도시락을 공짜로 주기도 하고, 수 많은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급기야는 집 앞에서 깜짝 이벤트를 펼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진심을 전하는데는 실패였다. 오히려 역효과만 나버렸다. 양양은 언니 대신 돈을 벌기위해 바빴다. 텐궈가 자신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니 관심은 생겼지만, 텐궈가 청각장애인을 무시한다고 착각한 것이다. 진짜 청각장애인이 아닌 두 사람이 주고받는 수화로는 끝없는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언니 문제로 실의에 빠진 양양에게 텐궈는 처음으로 육성을 내며 말을 건다. 물론 양양의 대답을 기대하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들을 수 있는 양양이 그의 진심을 이해하기엔 충분했다. 이렇게 간단히 해결될 문제를 둘은 얼마나 돌아갔던가. 영화 말미가 되서야 양양도 말을 한다. 왜 그 동안 말안 했냐고 묻는 텐궈에게 양양은 물어보지 않아서 그랬다고 답한다. 하지만 양양에게 말을 한다는 것은 진심을 내뱉는다는 의미가 있던게 아닐까. 마치 돈을 줘야 움직일 수 있었던 길거리 아르바이트 처럼, 텐궉가 진심을 담은 말을 뱉은 뒤에야 말을 건낼 수 있던 것이다.

청설 / 출처: 나무위키



#장애인은 웃긴 사람이 아니다.

양양의 언니는 청각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인이라고 해서 수동적으로 살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영화가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7번방의 선물’이나 피아노치는 그 영화 를 보면 장애인은 그저 희화화된다. 바보같은 동작으로 웃기려는 것 빼고는 작중 인물들이 딱히 장애인일 이유가 없다. 주변 인물들의 도움없이는 혼자 해낼 수 있는 것도 없다. 그저 장애인이라서 더 불쌍하고, 장애인이지만 천재다라고 영화는 말할 뿐이다. 마치 장애인은 불쌍해야만 하고, 천재일 수 없는 존재라는 것 같다. 하지만 양양의 언니는 꿈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간다. 양양에게는 본인의 꿈을, 연애를 포기하지 말고 살라고 조언한다. 본인에게 쏠린 과도한 부담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일반인과 다를 것 없는 고민을 하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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