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 다른 온도처럼 윤복(조이현)은 온도를 낮춰 추운 수술방에 있다. 반면, 홍도(배현성)은 찜통같은 수술방에서 쓰러진다. 같은 수술방이지만 온도는 극과극인 것 처럼, 때론 부모님과 자식의 마음의 온도차도 어느 순간 좁힐 수 없게 벌이지기도 한다. 주종수(김갑수)의 아들들은 그야말로 잘나간다. 전문직에 돈도 물론 잘벌지만 그 때문에 바쁘다. 한편, 대게 말년 회사원들이 그렇듯, 주종수도 할 일이 딱히 없다. 정로사(김해숙, 안정원 엄마)가 놀아주는 것 외에는 본인 생활이 별로 나오지도 않는다. 급기야 우울증 증세까지 생긴다. 나는 가끔 할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명절이나, 고향에 내려갔을 때 통화를 하는데 항상 너무나 반가워하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마지막은 항상 이렇게 말하신다. "다음에 또..
#여우같은 곰 추민아 선생은 여우짓하는 동기때문에 일을 다 떠맡고 고생만하는 것 같아 슬프다. 그런데 양석형(김대명)은 여우같은 곰이다.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위급환자가 발생한 날, 당황한 추민아를 진정시키고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수술 후 둘은 대화를 나눈다."교수님 죄송해요. 사실 교수님이 밥 맛이 아니신가 생각했거든요. 생긴거랑 다르게 되게 감성적이고 디테일한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눈치는 좀 바가지시구나해서 속으로 욕 많이 했어요"일을 하다보면 그 사람의 인성을 판단할 수 있는 순간이 많이 있다. 취업준비를 할 땐 판단하지도 못할 인성은 왜 본다고 인성면접을 보나 싶었는데, 회사 생활은 인성이 전부다. 정말 싸가지 없고 여우같은 사람이랑 지독하게 엮이면 회사 근처만 가도 스..
일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상황에서 실패를 맛보게 되면 생각하게된다. '아...인생 왜 살까'그럼에도 우리가 죽자고 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우주가 아빠 먹으라고 남겨 놓은 우유, 짜장면만 같이 먹어도 행복한 준완과 익순 등등. 오늘(20.06.04) 대구 신세계 백화점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있었다. 주말이면 자주 가는 곳이라 더욱 눈길이 갔다.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모두가 보는 그 장소에서 죽을 만큼 절박했을까. 행복해보이는 다른 사람들, 그 속에서 외로움을 느꼈을까. 인생이 지옥 같고, 타인이 지옥이지만...살아갈 이유는 많다. #별 거 아닌? 살아갈 이유 심심하다고 하면, 인생 살기 싫다고 하면 이렇게 얘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연애나 해"연애는 어떻게 생각하면 정말 별 거 아니다. 그냥 같이 벤..
#타이밍, 그 중요한 걸 놓치다니 채송화(전미도)는 몸이 아파 진료를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모두가 친구로서 걱정하지만, 한사람은 다르다. 어릴적부터 친구로 지냈더라도 남녀사이에는 긴장감이 흐르는 법.하지만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놓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응답하라1988에서 수 많은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들을 오열하게 만든 것도 타이밍 때문이다. 당장 달려가야할 타이밍, 잡아야할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의대 재학시절, 석형은 송화에게 고백했다가 까인다. 좌절하는 친구를 버릴 수 없었던 익준은 끝내 생일선물까지 준비했음에도 송화를 만나지 못한다. 알고보면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던 두 사람. 그 머뭇거림에, 어색함에 서로를 놓친 인연들이 얼마나 많을까. #필요한 걸 주는 사람 말안해도 ..
#사랑이 시작되고, 시작되려하고, 좌절된다. "오빠가 좋아한다고 얘기했던가? 오빠랑 연애하자" 사랑만큼 확실한 감정이 있을까, 김준완(정경호)는 익순에게 고백한다. 그곳이 타이타닉 호 갑판대이든, 에펠탑 전망대이든, 새벽 길거리 토스트가게 앞이든 아무 상관없다. '사랑하는 두 남녀 사이에는 신이 존재한다.'(영화, 비포 선라이즈)라는 말처럼 오직 그 둘은 그 순간 가장 빛날 수 있다. 반면, 안치홍(김준한)은 채송화(전미도)에게 거절당한다. 거절당하는 사랑은 더없이 슬프다. 하지만 이 슬픔은 돌연 기다림과 다시 사랑으로 거듭나는 법. 한번 시작된 마음을 내가 어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유치환의 '그리움'이라는 시가 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
어릴적 어머니가 자주 불러주시던 섬집아기 가사는 이렇다. 나는 아직도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생략)'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여 다 못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섬집아기- 생업을 위해 굴을따러 갔지만, 혼자있는 아기가 걱정되서 굴을 다 따지도 못하고 그만 돌아온다는 것이다. 물론 집에 돌아와 아기를 살펴보면 곤히 자고 있을 테지만 그렇다고 "괜히 왔네 굴이나 더 딸껄"이라고 생각할 어머니는 없을 것이다.그만큼 부모의 자식사랑은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 없는 신성하고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4화에서는 자식을 버리는 부모들이 나온다. 아이를 패고 교통사고라고 입원시키는 아버지, 딸의 죽음은 나몰라라 한테 어린 내연녀랑 여행다니는..
#꽃은 조화지만, 마음은 진짜다. 다른 사람을 내 마음 속에 들여놓는 일은 참 기쁘면서도 슬프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 자체만으로도 따뜻하지만 때로는 가슴아프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장겨울이 안정원(유연석) 선생을 좋아하는 마음일 수도, 결혼식 가는 아버지의 딸 사랑일 수도, 수술대 위에서 꼭 잡아주는 아기의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일 수도, 채송화(전미도)가 후배 안치홍을 위하는 마음일 수도, 아들 걱정하는 어린 엄마의 걱정일 수도 있다. 율제 병원 창 밖의 아름드리 꽃은 진짜가 아닌 조화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의 마음들은 전부 진짜고 진심이다. 이런 다양한 마음들을 하나의 어색함없이 3화 안에서 모두 담아낸 것이 놀라웠고, 그 와중에 각각의 사연마다 억지나 과장없이 가슴을 울리니 더 없..
99학번 의대 동기 다섯명을 중심으로 병원에서의 이야기가 나온다. 각 인물들의 소개가 나오는 가운데,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한 아이가 나온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1. 빼앗긴 죽음의 권리 아이는 3년째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인데, 삶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있다. 의사들도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황, 어머니만은 이 악물고 아이를 살려내라한다. 중세시대 기사들은 죽을 때가 되면 예루살렘이 있는 동쪽으로 머리를 두고 죽음을 대비했다. 또, 그 후에도 죽을 때는 집안에서 모든 공동체 사람들이 모여 죽음을 지켜봤다. 삶의 공간인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구분을 하지 않은 것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세계대전 등 전쟁을 겪은 후 죽음은 악한것으로 인식되며 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