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주인공 윤종우(임시완)이 읽고 있던 책이었고, 그래서 읽어 보았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아마도 고등학교 문학책에 있었던 듯 한데, 뭐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존엄성 상실 등을 외웠던 기억만 난다. #정말, 타인은 지옥이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주변사람들의 모습이다. 주인공 그레고르가 하루아침에 벌레(무슨 벌레인지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는다.)로 변하자 그의 가족들은 냉담한 태도로 돌아선다. 돈을 잘 벌어왔던 그레고르가 경제활동을 할 수 없고, 때문에 자신들이 일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실상 그의 가족들은 겉모습만 변하지 않았지, 속은 벌레같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죽이려고 했으며, 어머니는 조금만 보고도 극혐하며 소리질렀다. 그나마 살가웠던 동생은 그레고..
※스포있음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 "이제 자기랑 나는 계속 함께하는거에요....역시 자기는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에요" 서문조가 말한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은 시청자에게 하는 말이었다. 전에 쓴 글에서 누가 누굴 변하게 한건지, 종우가 변한 건 맞는지 의심을 했었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임시완 연기...미쳤고..)더욱 소름끼쳤다. 이건 편견과도 연관있다. 누가 봐도 열심히 살려고 하는 '잘생긴 청년' 윤종우 그는 '외모나 행동'이 준수했기 때문에 결코 의심받을 존재가 아니었다. 강석윤(노종현)이 충전기가 있음에도 충전기를 빌리러 종우를 찾아올때 석윤까지 의심했었지만 결코 종우는 의심하지 않았다. 말더듬는 고시원 사람과 종우의 직장선임, 변태같은 홍남복과는 확연히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편견에서 벗어나자 친구에게 짜증나는 일을 말한 기억을 떠올려보자. 대부분 어떤 사람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직장에 있는 미친 김대리새끼, 개 꼰대 같은 부장, 열받게하는 담임, 은근히 구박하는 남편 등등 종우는 부산에서 상경한 뒤, 두 공간 속으로 들어갔다. 고시원과 회사 외관적인 이미지나, 사회의 시선이나 회사 보다는 고시원이 훨씬 '안좋은' 곳이다. 돈없고 궁핍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가는 곳 아닌가, 나도 재수할 때 돈이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들어간 곳이다. 종우의 고시원 사람들은 말 그대로 그곳을 지옥으로 만든다. 칼을 들고 문앞에 서있고, 기분나쁘게 낄낄거리고, 험학한 분위기 연출하고... 그런데, 회사는 고시원과 정말 다른가? 물론 회사에서 살인이 일어나거나 하진 않지만, 화장실까지 ..
종우(임시완)는 칼을 사들고 고시원에 들어간다. 타인에게 쉽게 짜증내고 그들을 죽이고 싶어한다. 이는 모두 서문조(김동욱)의 계획이었을까, 그는 종우를 시시각각 감시하고(서프라이즈 귀신처럼 나타났다 사라진다...의사가, 일 안하니?) 종우에게 말한다. “가슴속에 눌러담기보다는 하고 싶으면 하고싶은대로하고 그러는게 더 인간적이잖아요”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사시는 서문조, 담가버린 인간이 몇명이냐... 상대방에게 진심을 전하는 사람은 종우의 엄마와 정화(안은진) 할머니 밖에 없다. 물론, 그들은 타인이 아니라 핏줄이기에 그런거라 생각한다. “종우야 사람조심해라, 많이 힘들지?” 종우에게 사람조심하라는 말은 엄마가 처음으로 했다. 지은이는 고시원 사람들에 민감한 종우에 점점 지쳐버리고 그 틈을 눈빛 변태같은 ..
점점 고시원에서 이상한 낌새는 느끼는 종우, 그리고 마찬가지로 고시원을 의심하는 정화(순경) 마침내 4층에 직접가보지만(제발 혼자 다니지좀 마라...)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억눌린게 아니라 즐기는거 같던데?"고시원에는 억눌린 사람이 많다는 기자의 말에 종우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잘못 판단하고 있는게 아닐까, 그들은 억눌리지 않고, 하나의 게임처럼 즐기고 있다. 정화가 4층을 순찰할 때, 바로 밑 층에서는 복순(고시원 주인)과 두 아들이 젠가 게임을 하고 있었다. 위태위태한 젠가, 원래 긴장감을 가지고 해야하지만 그들의 모습엔 긴장감이 없다. 사람을 죽이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지만 무너지려하는 젠가처럼 순경의 모습은 다른 방에 숨겨진 인질처럼 위태위태하다. 살인마들은 우..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지옥에 걸맞게 죽음이 등장한다. 205호 안희중은 고시원사람들에게 끌려가 서문조(김동욱)에 의해 죽는다. 또,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웹툰에는 중우가 선배와 술을 먹던 날 거리에서 싸우던 사람 중 한명이 죽는다. 서문조가 안희중을 죽일때, 배경음으로는 모짜르트의 레퀴엠이 나온다. 레퀴엠은 모짜르트가 백작의 요청을 받아 작곡한 것으로, 작곡내내 저승사자 이미지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을 위한 장송곡이라는 생각으로 작곡에 임했다. 하지만 모짜르트는 이곡을 미완의 상태로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 죽음과 미완성 완벽한 조화가 아닌가? 나는 레퀴엠을 자주 들었다. 장송곡이긴 하지만 죽음이나 섬뜩한 생각은 들지 않고, 오히려 차분해지면서 평온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공부할 때나 자..
'타인은 지옥이다'는 2019년 OCN에서 방영했고,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보는 내내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고장난 노트북, 수리비 사기, 더러운 고시원 방, 신경쓰이는 고시원 사람들, 고양이 시체, 길에서 싸우는 사람들, 썩은 달걀 등등 나는 지금 지방에서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그전에 서울살이를 할 때는 고시원, 반지하에서 살았었다. 이유는 종우(임시완)과 같다. 돈이 없어서. 서울살이는 내게도 그랬다. 갑갑하고 더럽고 불편했다. 고시원 옆방에서 TV소리가 그대로 들렸고, 공용화장실은 너무 더러웠다. 오르막길은 또 얼마나 가팔랐고, 방에서는 바퀴벌레가 어찌나 나오던지 하지만 개별화장실과 창문이있는 고시텔은 터무니 없이 비쌌고, 대안은 고시원 뿐이었다. 총무형이 게임하자고 벌컥벌컥 문을 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