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8화: 종우(임시완)는 변한 걸까?

"난 사람들 안에 감춰진 이 목젖을 보는걸 좋아해요. 앞으론 나한테 아무것도 감추지 말아요 알았죠?"

목젖 변태...서문조(김동욱)는 서서히 종우(임시완)을 조여왔고, 마침내 종우는 자신이 상상만 했던, 내면으로 목젖...속에 감춰놨던 상상을 그대로 실현한다. 

 

'나는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뭐가 나를 변하게 만든걸까 고시원 사람들? 회사동료들? 나도 이제 진짜 내 모습이 뭔지 모르겠다' 선임 키보드를 부시고, 머리도 부시고 완전히 정신이 나가버린 종우. 사실 종우의 생각대로 진짜 종우의 모습이 뭐였는지 이제는 정확히 모르겠다. 과연 '그들'이 종우를 변하게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 변한게 맞는걸까. 

 

 

타인은 지옥이다_임시완 / 출처: https://www.mk.co.kr/star/broadcasting-service/view/2019/10/802606/

 

 

지금까지 나는 종우가 타인에 의해 서서히 변해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8화를 보면서는 과연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우는 과거에 선임을 패버린 기억이 있다. 그런 기억을 눌러놓고 살다가 이제야 본성이 드디어 드러난게 아닐까, 종우가 간단히 무시해버렸던, 택시기사의 말처럼, 본성이 악한 인간의 모습이 그냥 그대로 나왔을 뿐 아닐까

하루아침에 벌레로 변한 그는 기가 막혔다. 굵직한 두 다리가 있던 자리에 가느다란 다리 여러 개가 아주 초라한 모습으로 그의 눈앞에서 버둥거리고 있었으니 말이다.'라고 시작하는, 여러 장면에 걸쳐 나왔던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도 주인공 그레고르는 첫 페이지 부터 변한채로 시작한다. 타인은 지옥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결국 그도 타인일 뿐이다. 

 

그런데 더욱 지옥같은 건, 무너질대로 무너진 종우를 위하는 사람이 결국,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종우가 불안함에 시달릴 때부터 종우를 걱정하는 사람은 어머니 뿐이었다. 어머니는 타인이 아니니, 결국 '남'들은 아무도 종우를 신경쓰지 않은 것이다. 지은이 역시 본인 나름대로의 지옥에 살고 있기도 하고, 종우에게 화난 냈을 뿐이다. 챙겨주는 '척'을 하는 신재호(회사 대표)는 어떤가 서문조가 정확히 짚었듯, 재력을 과시하며 초라해준 종우를 앞에두고 지은이를 불러 자신의 이익만 탐했을 뿐이다. 소정화(여경) 역시 사건에만 집중한다. 

이제는 더 추락할 곳도, 다시 예전으로 돌이킬 수도 없다. 마치 처음, 고시원을 향해 오르막길을 가다 굴러떨어져 버린 캐리어 바퀴처럼, 이제는 다시 잡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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