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7화: 지옥은 내 주변 사람이다. / 우리는 모두가 차별없이 개새끼들이다

#편견에서 벗어나자 

 

친구에게 짜증나는 일을 말한 기억을 떠올려보자. 대부분 어떤 사람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직장에 있는 미친 김대리새끼, 개 꼰대 같은 부장, 열받게하는 담임, 은근히 구박하는 남편 등등 

종우는 부산에서 상경한 뒤, 두 공간 속으로 들어갔다. 고시원과 회사 

 

외관적인 이미지나, 사회의 시선이나 회사 보다는 고시원이 훨씬 '안좋은' 곳이다. 돈없고 궁핍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가는 곳 아닌가, 나도 재수할 때 돈이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끌려들어간 곳이다. 종우의 고시원 사람들은 말 그대로 그곳을 지옥으로 만든다. 칼을 들고 문앞에 서있고, 기분나쁘게 낄낄거리고, 험학한 분위기 연출하고...

그런데, 회사는 고시원과 정말 다른가? 물론 회사에서 살인이 일어나거나 하진 않지만, 화장실까지 따라와서 지랄하는 선임, 여자친구한테 추근덕거리는 대표 등 종우를 괴롭히는 건 마찬가지다. 사회에서 만나는 개새끼들이 얼굴에 개새끼라고 써놓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지극히 선량한 사람도 한순간에 악마로 만드는 것이 헬조선 아니, 이 사회다.

 

'인간수업' 배우 인터뷰를 보던 중,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이야기가 나왔다. 유명한 말인데, 히틀러시대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이고 하는 사람도 가정에 돌아가서는 평범한, 그저 한 아이의 아버지, 여자의 남편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이라도 악마의 모습을 내면에 갖추고 있다. 종우가 중간중간 선임의 목을 조른다던가, 대표에게 쌍욕을 한다든가 상상이지만 돌변하는 장면이 있다. 그게 바로 우리 내면에 있는 또다른 우리 모습이며, 사회를 살아가며 누구나 그런 상상을 한번쯤 했을 것이다.  

 

타인은 지옥이다_윤종우 / 출처: JTBC

 

#그래고르처럼 종우는 변신했다.

 

종우(임시완)는 타인들에 시달리다 어느 순간 내면의 모습이 진짜로 표출되고 만다. 그는 우리가 7화까지 지켜보는 동안 점점 변해갔던 것이다. 그는 서서히 변해갔다. 카프카의 변신처럼, 상황에 맞춰서 그는 변해간 것이다. 수없이 끔찍한 상상을하고, 괴로워했으며 변질된 자신의 모습을 눈앞에서 마주하기도 했다. 

종우는 두가지 사건을 벌이는데, 첫번째로 선임의 키보드를 상상이 아닌, 진짜로 부셔버린 것이고, 두번째로 시비거는 고딩들을 진짜로 패버린 것이다. 종우는 군대 시절 선임을 패버렸던 장면을 자주 회상한다. 그는 선임을 패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런 쓰레기 새끼들은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무서워서 그러는 줄 알아" 

고양이를 죽이고 후임을 좀 괴롭혔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선임이 어떤 잘못을 한 건지,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렇 다면 진짜 악마는 선임인가 아니면 종우인가. 악마인 타인을 밟고 때릴 권리는 누구한테 있으며 그러는 사람은 악마가 아닌가? 

정신없이 사람을 때려 눞힌 종우..서문조는 이를 모두 예상했다는 듯, 나타나고 7화가 끝난다.

공지사항

최근 글

최근 댓글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