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머니: 론스타게이트 / 쉽게 설명하려면 가벼워야할까?

정지영 감독은 이 작품을 상업영화라고 했다. 
론스타게이트이라는, 대중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경제이슈를 다루면서 투자와 관객수까지 잡아야하는 감독의 선택인 것이다. 

실제로 정지영 감독은 경제를 잘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천안함프로젝트, 남영동1985 등  
대중에게 잊혀져가고 있지만, 꼭 실체를 알아야하는 문제를 다뤄야한다는 생각에 론스타게이트를 다뤘다고한다. 

 

 

블랙머니 포스터 / 출처:네이버영화

 

나는 경영학과를 나왔지만, 론스타게이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대충 어떤 일이라는 건 알았지만, 관심있게 귀기울여보지는 못했던 것이다. 주요 사건들은 2010년 이전, 그러니까 내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일어났으니, 꽤 오래전이기도 하다. 

론스타게이트는 우리가 꼭 알아야할까? 알아야한다. 왜냐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며, 론스타 측에서 요구한 배상액은 5조원이다.  5조원은 우리 세금으로 내야한다(완전 패소일때)
월급받을때 뜯기고, 물건사면서 10%씩 더내는 우리 세금으로 쌩돈 받쳐서 내야한다는 말이다. 

 몇 가지를 생각해봤다.


1. 쉽게 설명하려면 가벼워야할까? /  영화 '빅쇼트'와 비교 

하지만, 어려운 주제를 너무 쉽고 재밌게만 풀려고 했던 탓인지  영화는 흔해빠진, 조직에 저항하는 열혈검사 조진웅의 원맨쇼이다. 주인공이 론스타 문제에 개입하게 되는 계기, 그리고 갈등을 풀어나가고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이 너무 단순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를 다룬 영화 빅쇼트에서는 
자산유동화증권을 창의적,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대중이 쉽게 이해하게 했다. 부실채권이 어떻게 우량채권처럼 팔릴 수 있었는지를 요리사가 썩은 생선을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서 보여준다. 

자산유동화를 전공수업에서 빅쇼트를 본 적이있는데, 보면서 자산유동화를 저렇게 시각적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전체적인 영화내용도 전혀 가볍지 않았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성폭행 사건이라는 갑자기 말도 안되는 문제로 엮이며 론스타문제에 개입한다. 
그리고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구름때처럼 모인, 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본인 입으로' 그간의 증거자료들을 삐라 뿌리듯 뿌리며 대중에게 진실을 밝힌다. 
아니 이렇게 간단하고 쉬울수가. 본인이 영화 내내 조사한걸 그냥 대중들한테 한방에 우렁차고 속시원하게 다 전달해준다. 전개과정이 너무나 심플했기에 허무했다. 

 

 

2. 70조짜리를 1조에 샀다고?

외환은행의 자산가치가 70조이고 이를 1조에 산다라는 말이있는데, 틀린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가치란 총자산을 말한다. 즉, 부채를 포함하지 않은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금방 1억을 가질 수 있다. 은행에서 대출받으면 된다. 
그 1억은 내 자산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내 자산이지만 타인자본이기때문에 부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자산에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가치를 따져야한다. 

외환은행의 순자산가치가 70조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은행이나 기업이나 타인자본인 부채는 필수불가결하다. 현금으로만 일시에 납입하고 납입받은 기업은 없다. 

 

 

3. BIS비율이 뭔데 

 

영화가 짚은 문제점 중, BIS비율 조작이 있다.
BIS비율은 자기자본비율인데, 자기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것이다.  즉, 가진 자산중에 내 것이 얼마큼 있는지를 나타낸다. 

 

기업이 가진 자산은 두가지 종류로 나눠진다. 

첫째는 자기자본, 진짜 내 돈, 둘째는 타인자본, 즉 빌려온 남의돈이라는 말이다. 
당시 외환은행은 BIS비율이 낮았다. 은행에 남에게 갚아야할 타인의 돈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즉, 진짜 내돈은 별로 없었다는 것이고 부실하다는 증거인 것이다. 

BIS비율조작 문제는 킹리적갓심으로 추측가능한 부분이다.

이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흡수를 막기위한 금산분리법의 예외를 만들고자함이다. 

외환은행의 부실화를 과장시키면 산업은행인 외환은행이 론스타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먹으면 안될까? 안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국민은행을 먹는다고 해보자.
우리 재용이형은 그럴리 없겠지만, 삼성이 돈이 필요해서 국민은행에 2조만 갖고오라고 한다 해보자,
국민은행은 돈을 줘야한다. 근데, 그 돈에는 우리 예금이있다. 보호해야하는 것이다. 

 

 

론스타-하나은행 계약 / 출처: 전자공시 시스템

 

그런데, 외환은행 부실화를 과장해서 이 은행은 매우 부실하니, 외국자본이라도 끌어들여서 매각해야한다.
라는 결론이 도출되게 한 것이다. 
실제로, 국민은행 등 국내자본에 먼저 매입을 요청했으나, 부실화에 대한 우려로 포기했다. 이를 론스타라는 헐값에 매입한 것이다. 론스타는 싸게 산 외환은행을 2010년(2012년?) 하나은행에 4조에 매각한다. 

 


4. 남아있는 문제, ISD소송


현재 ISD소송 진행중이다. ISD소송은 국가와 투자자간 소송을 말한다. 론스타가 주장하는 5조원은 터무니 없는 측면이있다. 중재, 협의를 위해서 지른게 아닐까, 

 

산출내역은 다음과 같다(출처: 갓무위키: https://namu.wiki/w/%EB%A1%A0%EC%8A%A4%ED%83%80%20%EA%B2%8C%EC%9D%B4%ED%8A%B8)

 

[매각지연 부분]

HSBC 매각 예정가(5조9376억원)와 하나은행 매각 대금(3조9157억원)간 차액 2조원+이자+환차손

[부당과세 부분]

하나은행 매각 대금 원천징수한 ,3915억원, 스타홀딩스 법인세 1,040억원 등 세금 8500억원+이자+환차손

 

 

외환은행 매각금액 / 출처: 전자공시 시스템

 

산출내역을 보면 자신들이 팔려고했던 두번의 기회에 팔았다면 각각 1조원씩 이익이 났다는 것인데, 
첫번째 기회때 팔았으면 두번째 기회는 없는거잖아..? 그리고 나머지는 차익에 대해서 내야할 세금 등이다. 
5조원 중에서 정부 협의를 거쳐 조정될 것이니까, 일단 높게 잡은 게 아닌가싶다. 
여행지에서 물건 깎을 때도, 일단 반값으로 확 깎고, 그 다음에 조금씩 타협하는 척 높이면서 협상하는 것처럼..

 

판결은 늦춰져, 20년 상반기 예정이다.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19071975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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