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1화: 불편한 장면의 연속 / 나의 서울살이 추억 / 카프카 변신

'타인은 지옥이다'는 2019년 OCN에서 방영했고,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보는 내내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고장난 노트북, 수리비 사기, 더러운 고시원 방, 신경쓰이는 고시원 사람들, 고양이 시체, 길에서 싸우는 사람들, 썩은 달걀 등등 

 

나는 지금 지방에서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그전에 서울살이를 할 때는 고시원, 반지하에서 살았었다. 이유는 종우(임시완)과 같다. 돈이 없어서. 

 

서울살이는 내게도 그랬다. 갑갑하고 더럽고 불편했다. 

고시원 옆방에서 TV소리가 그대로 들렸고, 공용화장실은 너무 더러웠다. 오르막길은 또 얼마나 가팔랐고, 방에서는 바퀴벌레가 어찌나 나오던지 

 

하지만 개별화장실과 창문이있는 고시텔은 터무니 없이 비쌌고, 대안은 고시원 뿐이었다. 총무형이 게임하자고 벌컥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참았다. 월세가 25만원이었기 때문이다. 

 

 

타인은 지옥이다 메인 포스터 / 출처: 나무위키

 

 

학교를 가거나 모임으로 강남에 가면 이게 같은 서울 맞나 싶을 정도였다. 밖은 이렇게 화려하고 활기찬데, 내가 살 수 있는 곳은 왜이렇게 더럽고 불편할까,

 

로이킴의 '서울 이곳은' 이라는 노래는 이런 구절로 시작한다. 

아무래도 난 돌아가야겠어
이곳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시끄러운 음악, 수 많은 사람들 심지어 지하철까지도 어린 나에겐 낯설었다. 하지만 그렇게 8년을 서울에 붙어있다보니 적응이 됐다. 

 

종우(임시완)도 같은 처지였다. 예쁜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점이 나랑 달랐지만...

 

그는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책을 지니고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은 종우와 닮았다. 카프카에서 주인공은 잠에서 눈을 뜨니 벌레가 되어있었다. 주위사람들은 그를 혐오스럽게 여기며 그는 결국 쓸쓸하고, 차갑게 죽어간다.

 

더운날씨에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다 젖은 티셔츠, 빠져버린 캐리어 바퀴...뭐든 위로 올라가기란 힘든 법이다.

불편하지만 보게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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