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9화, 10화: 너야 너, 미친놈은 바로 너라구 / 타인은 정말 지옥인가?

※스포있음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 

 

"이제 자기랑 나는 계속 함께하는거에요....역시 자기는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에요" 

서문조가 말한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은 시청자에게 하는 말이었다. 전에 쓴 글에서 누가 누굴 변하게 한건지, 종우가 변한 건 맞는지 의심을 했었는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임시완 연기...미쳤고..)더욱 소름끼쳤다. 

이건 편견과도 연관있다. 누가 봐도 열심히 살려고 하는 '잘생긴 청년' 윤종우 그는 '외모나 행동'이 준수했기 때문에 결코 의심받을 존재가 아니었다. 강석윤(노종현)이 충전기가 있음에도 충전기를 빌리러 종우를 찾아올때 석윤까지 의심했었지만 결코 종우는 의심하지 않았다. 말더듬는 고시원 사람과 종우의 직장선임, 변태같은 홍남복과는 확연히 달라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타인을 주목할 것이 아니었다. 그 타인을 이루는 것은 우리 모두이며 서문조의 말대로 '세상엔 내가(서문조) 너무 많은' 것이다. 유튜브 댓글을 보고 안 사실, 드라마의 부제목을 세로로 읽으면 '타인은 정말 지옥인가?'이다. 이 드라마는 확답을 준 것이 아니고 메시지를 던져준 것이다. 따라서 서문조의 살인 집단은 끝난게 아니다. 종우는 처음 고시원에 입주하며 발견했던 노트에 적혀있던 것처럼 노트북에 '죽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쓴다. 메모장에서 컴퓨터로 활자만 옮겨갔듯이, 서문조가 윤종우로 옮겨갔을 뿐이다. 실제로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책은 서문조에게서 다시 종우한테 옮겨간다. 말 그대로 '변신'인 것. 겉모습만 바뀌었을 뿐 잔인함 살인마의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타인은 지옥이다_서문조 / 출처: https://entertain.v.daum.net/v/20190729101357732

 

 

#결국, 우리도 다 변한 사람들이잖아?

 

그렇다면 '타인은 지옥이다'가 던지는 메시지는 '누구나 의심하라, 나 조차도 의심하라 세상은 지옥이다 일까' 그 보다는 '편견이 곧 지옥이다.'라고 생각한다. 종우가 처음부터 정신분열증이 있었든, 아니면 나중에 서문조 집단에 의해 변한 것이든 어느쪽이든 상관없다. 이 사회는 그렇게 외적으로 보이는대로만 믿는다. 치과의사 서문조는 결국 아무도 의심치 않았으며, 종우도 결국 이빨 팔찌?가 아니었으면 소정화(안은진)역시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보면 소정화의 대사처럼 '뭐가 착하고 뭐가 나쁜걸까'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걸 누가 판단할까. 처음부터 혹은 어느순간 변해버린 종우가 나쁜걸까 악질 살인 집단인 서문조 일당이 나쁜걸까. 아니면 일반인의 모습으로,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모습의 악마자식들인 종우네 또는 지은이네 회사사람들일까. 내 입장에서야 정말로 살인을 저지르는 미친놈들 보다는 회사에 서식하는 사람의 탈을 쓴 변태 싸이코패스들이 훨씬 더 악마에 가깝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내 입장. 그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미친놈일 수도 있는거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여서 아니, 그보다 전에 호텔에서 일급 5만원으로 알바를 시작하며 사회의 틈을 살짝 맛보았을 때 느꼈었다. '아 ㅈ됐다...' 이 사회는 매콤하다기 보다는 쓰라리고, 따갑기 보다는 후벼파는 그런 곳이었던 것이다. 새벽 첫 차를 타고 호텔로 기어들어가 먼지를 뒤집어쓰며 창고정리를 할 때, 돈과 상하관계, 나의 위치 모든 것이 정해져 있음을 알아차렸고 이게 곧 지옥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억들을 떠올려보면 나는 살인을 저지른 미친놈은 아니지만 변했다. 멋도 모르고 고시원으로 기어들어온 처음의애송이가 아닌, 이제는 칼자루를 쥐고 온 신경을 곤두세워 입장하는 종우처럼 나도 항상 마음속 칼자루를 가다듬으며 살줄 아는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돈과 사람, 관계들이 이렇게 만들었다. 이것들은 서문조처럼 사회로 내딛는 모든 이들을 서서히, 변화시키고야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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