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는 캐릭터에 큰 비중을 둔다. 별그대에서 전지현과 김수현, 도깨비에서 공유 등등. 사이코지만 괜찮아도 마찬가지다. 예쁜 여자 사이코 캐릭터는 지금껏 없던 것이라 이목을 끈다. 김수현은 그 동안 보여준 그런 이미지지만 2년 만의 복귀작이고 김수현 자체가 빛나는 캐릭터다. 드라마는 잘생기고 예쁜 캐릭터에 온갖 신경을 집중시키는 탓에 쓸 때없이 복근 보여주는 목욕신이나, 각선미 보여주는 침대신 등등을 내비친다. 그리고 선남선녀들이 몸매자랑하며 멋있는 대사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장애인 캐릭터를 하나 넣어서 동물원 원숭이마냥 희극거리로 만들어버린다.
#극과극, 그들의 사랑법은?
사이코 패스인 고문영(서예지)는 동화 작가지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한다. 하지만 사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 것인가?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고문영의 동화를 보면 마녀가 더 예쁘게 나오고, 아픈기억을 이겨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악한 존재라고 생각한 마녀가 더 보기 좋고, 지워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아픈기억을 품어야만 행복을 쟁취한다는 것이다. 선악과 옳고 그름이 바뀐다. 그래서 '악몽을 먹고 자란 아이'라는 동화가 탄생한다.
문강태(김수현)는 정신병원 보호사다. 그는 아픈 기억을 이겨내지 못하고 계속 도망쳐 다니는 삶을 산다. 어머니가 죽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사는게 죽을 만큼 힘들면 도망치는게 편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도망치는 강태를 고문영은 운명이라 여기면서 쫒아다니게 된다. 사이코다운 발상인데, 빨간구두 이야기를 한다. 빨간 구두를 신은 사람은 벗지 못하고 발목이 잘린 후에도 계속 춤을 춘다는 이야기다. 그녀는 "억지로 갈라놓으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게 있어. 집착은 그래서 숭고하고 아름다운거야" 고문영의 빨간 구두는 강태인데,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치유하는 보호사와 감정따위 없는 사이코 패스의 사랑이기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장애인은 언제나 그냥 병신이다.
한국 영화, 드라마에서 장애인은 한낱 웃음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영화 아이엠샘이나, 대만 영화 청설 등을 보면 장애인은 주체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일반인 보다 뛰어남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7번방의 선물, 그것만이 내 세상 등 한국미디어를 보면 장애인은 아무것도 못하고 불쌍한 존재로만 부각시킨다. 이 드라마는 '비정상이라 단정하지 말라. 이상하다 손가락질 말라. 따스한 위로를 건네어다오.'라며 사이코패스는 다른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장애인인 문상태(오정세)는 바보같은 더벅머리에(7번 방의 선물에서 류승룡과 똑같다) 혼자 할 줄아는 건 아무것도 없고, 극에 웃음을 더하는 존재로만 내세운다. 사인회장에서 소동을 일으키는 것(역시, 7번 방의 선물에서 류승룡과 똑같다.)도 장애인은 언제나 불쌍한 피해자이며 우리와 다른 존재라는 것을 드라마가 압장서서 보여준다. 한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시선은 변함이 없다. 몇 명 되지도 않을 사이코패스는 온 갖 예쁜 장식을 다 달아주면서, 사회에 수많은 장애인들은 왜 항상 공들여 냉대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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