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크러쉬가 배우의 필수 덕목
여자가 소위 ‘센캐’로 나오는 매체들이 많아졌다. 노래를 부르며 남자따윈 필요없어 내가 최고 등의 느낌을 풍긴다. 영화, 드라마에서는 남자보다 능력있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이게 바로 페미니스트들이 요구하는 여성 우위의 세상인가. 남자가 우월하게 나오듯이 여성이 우월하게 나오는 것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어쩐지 볼 때마다 작위적인 냄새가 많이 난다. 여성이 형사면 험학한 남자조폭들을 때려 잡고(더 킹: 영원의 군주), 여성이 고립되면 남자보다 용감하게 좀비들을 때려잡는다(#살아있다). 레즈비언의 등장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역시나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균형이 맞춰지는 건가 보다. 사람들 눈에 보이게, TV에 등장시키고, 주차장에는 여성전용 칸을 쳐놓고, 지하철에는 구석자리를 따로 빼놓는 식으로. 이것도 성과주의 그런건가.
#여자는 강하고, 남자는 벗어야 한다.
고문영(서예지)은 문강태(김수현)에게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라고 하면서 욕구불만을 인정하라고 말한다. 동화라는 것도 그렇다고 말한다. 밤하늘의 별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시궁창같은 모습을 포장해 놓은 것이 동화라는 것. 성태는 애써 부인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 강태다. 형을 위해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고문영은 누구보다 현실을 산다. 이미 돈도 많으니 그게 뭐 어렵겠냐마는, 강태에게 들이데는 작태가 현실을 살려고 작정한 사람같다. 그녀는 강태에게 말한다. “내 눈에 예쁘면 탐나고 탐나면 사야지 돈주고살까?”. 그녀의 도발에 강태는 아연실색한다. 왜 그런지는 도대체 모르겠지만.
그녀는 물레바늘 동화를 떠올린다. 공주에게 마녀가 저주를 내리자 왕은 나라의 모든 물레바늘을 제거했지만, 결국 가시에 찔려 영원한 잠에 들었다는 공주의 이야기. 오직 왕자만이 그 저주를 풀어줄 수 있고 그게 성태라는 것. 둘 사이에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아직은 정확한 스토리가 나온 것은 없기에 알 수 없다.
1,2화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드라마는 온 갖 자극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다. 우선 잘생긴 두 남녀 주인공 그리고 역시 예쁘고 잘생긴 병원사람들. 고문영은 항상 짧은 옷을 입고 강태는 의미없이 상반신을 노출한다. 오싹한 저택이 나오고 귀신이 나온다. 난데없이 자동차 로고를 보여주려고 추격전을 한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계속 자극이 이어진다. 물론 스토리에는 거의 의미가 없는 장면이다. 오직 시청자의 눈을 자극하기 위한 요소들일 뿐. 이럴꺼면 그냥 화보집 보면 되지 왜 드라마로 굳이 만들었어야 싶다.

최근 상영중인 설국열차 드라마는 열차안에서의 사건과 정치라는 서사를 다룬다. 계급갈등은 어떤 것인가 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차근차근 그러나 섬세하게 극을 진행한다. 이 서사에 방해될만한 장면은 거의 없다. 중간에 남녀 주인공의 배드신 비슷한 것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남자 주인공의 복잡한 심경을 알 수 있고 이 또한 스토리 전개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부분이다. 그 외에는 불필요한 자극적 요소는 거의 없다. 그런데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고문영이 난데없이 탈의실에 들어가서 강태의 몸을 더듬는다. 이야기에 무슨 연관이 있는가. 없다. 강태를 지독하게 따라다닌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보여줬다. 그냥 김수현 복근을 보여주려는 저열한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 고문영 앞에 바바리맨이 등장하는 신도 나온다. 고문영은 바바리맨의 중요부위를 보고 “아담하네 그래서 아담이라고 하는건가”라고 말한다. 중요부위는 코끼리로 가려져 있다. 물론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에 이런 장면도 아무런 문제 없다. 그런데, 바바리맨은 스토리 진행에 필요했는가? 물론 전혀 그렇지 않다. 배우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연기했을지 궁금하다.
3화 마지막에는 강태가 고문영에게 “이제 너랑 놀까?”라고 말한다. 스토리에 쓸 데 없는 온갖 불필요한 장면들만 나왔기 때문에 강태의 마음에 공감을 할만한 요소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갑자기 너랑 놀겠다는 말에 나는 갑자기 왜저러나 어리둥절했을 뿐이다. 그냥, 그냥 웃통이나 한번 더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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