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설국열차 1화-5화: 설국열차에 코난 끼얹기 / 다양한 계급갈등 양상
- 리뷰/드라마
- 2020. 6. 17.
#긴 시간, 쉬운 추리
빙하기가 시작되고, 윌포드 인더스트리의 1,001칸으로 이뤄진 설국열차가 달린다. 이 드라마는 만화원작과 영화로 먼저 나온 설국열차의 드라마판이다. 꼬리칸의 시선으로 그들의 혁명을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와 달리, 꼬리칸을 비롯해 1~3등급칸의 승객들의 이해관계를 아울러 보여준다. 드라마는 꼬리칸의 리더 레이턴(다비드 디그스)가 3등급 칸의 숀 와이즈가 살해된 사건을 맡는 것으로 전개가 시작된다. 때문에 꼬리칸 혁명을 위주로 스펙타클하게 구성된 영화와 달리, 기차의 속사정을 느린 호흡으로 천천히 보여준다. 이에따라 드라마의 평가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레이턴의 수사과정을 보면 긴장감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레이턴이 코난빙의해서 사건의 단서들을 너무 쉽게 찾아내고 설국열차의 비밀을 알아내기 때문. 그리고 1등급 칸은 악, 꼬리칸은 선이라는 단순한 선악구조로 판을 짜지 않았기에 단순하게 선악대결로 쉬운감상을 하기엔 무리가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10화라는 긴 러닝타임을 바탕으로, 계급갈등을 세세하게 비춘다는 면에서는 장점이있다.
#혁명 말고 출퇴근을 하는 이유
마르크스의 계급론에 따르면 계급은 자본과 생산수단을 소유한 부르주아와 자신의 노동력만을 소유한 프롤레타리아로 나뉜다. 기차와 선로 제작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 1등급 승객은 부르주아 집단이다. 그리고 고된 노동을 제공하는 3등급, 꼬리칸 승객은 프롤레타리아에 해당한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을 그대로 열차에 담아낸 것이다. 조선시대와 같은 신분제는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가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니, 몇년전부터 유행한 수저계급론을 생각하면 오히려 신분제 사회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자본가들은 대대손손 더더욱 많은 자본과 지위를 획득한다. 자본은 증식하고, 소수에게 집중되는 성질이 있다. 조국 딸은 시험한 번 안보고 의사가 되었고, 계급간 평등이 당연한 군대에서도 자본가들은 휴가, 특실 등등 엄청난 호화생활을 누린다. 반면 노동자 계급들은 죽어라 일만해도 방한칸 얻기도 힘드니, 설국열차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현실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혁명을 일으키지 않는다. 계급의식이 없기 때문인데, 이는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물질만능주의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사회 노동자들은 인간다운 삶을 바라면서 계급간 동질의식을 느끼며 혁명을 일으키기보다는, 먹고사는데 급급해 돈만 쫒기에 혁명을 하지 않는 것이다. 돈만 있으면 자본가들이 소유한 것들을 자유롭게 살 수 있으니, 허위의식에 빠져 물질만 추구하는 것이다. 반면, 설국열차는 다르다. 꼬리칸 승객들은 원재료도 모르는 프로틴 덩어리만 배급받고, 전력도 가장 먼저 끊기며, 간혹 다른 칸으로 이동하더라도 수갑을 차는 등 범죄자 취급을 받고 멸시당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인간다운 삶을 원하며 계급의식을 다진다. (One tail!!)
주목할 것은 영화와 달리, 1~3등급 칸에서도 계급갈등이 있는 것이다. 살인 사건을 둘러싼 3등급과 1등급 칸 간의 갈등은 물론, 전문 경영인 위치인 멜라니(제니퍼 코넬리)와 1등급칸의 갈등도 있다. 영화에서 1등칸 승객들은 기이하고 착취하는 계급으로만 비춰졌다. 반면 드라마에서는 1등급 승객이 3등급 의견에 따라 1등급 피고인에게 유죄를 내리기도 하는 등 다른 계급에 공감하는 모습도 보인다.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갈등의 모습을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다.
드라마는 현재 코로나 여파로 촬영이 중단된 상태다. 6화 이후로는 ‘서랍’에서 나온 레이턴이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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