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최종화: 윈터 이즈 커밍. 롱윈터씨가 다 해버렸다.

#장겨울씨, 당신이 엘사 하세요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존 스노우는 곧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며 이렇게 말한다. "윈터 이즈 커밍" 나는 이 급작스러운 키스씬에 대해 준비가 안됐었다. 장겨울(신현빈)이 신부되지 말고 남아달라고 말할 때의 그 호흡, 표정 모두 완벽했다. 떨림 하지만 말은 해야하고, 얼굴보니 긴장되고, 까일까봐 조바심나고.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었던 정원(유연석)은 장겨울의 목을 감아버린다. 그리곤 혀도 감아버린다키스. 장겨울의 어색하게 뻗친 손, 놀라는 표정, 정원의 얼굴 돌리는 각도 모두 완벽하다. 채송화(진미도) 말대로 겨울이 왔다. 우리모두가 존버타고 떡상기다리던 윈터정원은 기어코 온 것이다. 

 

모든 스토리라인이 개인들의 연애사였기에 결과도 속속 나왔다. 매듭이 지어진 건 겨울정원 뿐이지만...안치홍과 추민아는 일단 실패로 보인다. 둘 다 받을 상처가 클 것 같아 마음아프다. 치홍은 곰처럼 조용하고 묵직하게 들어갔고, 주민아는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물고 늘어졌다. 결과는 단호하게 돌아왔다. 채송화는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부른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듣노라면 익준(조정석)과 잘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준완(정경호)와 익순(곽선영)은 애매한데, 아마 페이크가 아닐까한다. 어제까지 사랑한다고 카톡하고 커플링을 반송시켰다면 그만한 싸이코패스도 없다. 

 

슬기로운 의사생활_윈터정원 / 출처: https://twitter.com/fan_yoos/status/1266044476398567424

#판단력에 대해서 

 

속초분원에 따라가겠다는 안치홍(김준한)을 앞에두고 채송화(전미도)는 앞으로의 경력에서 속초는 아무 도움도 안되고, 지금 남은 1년을 서울에서 환자 많이보고 나는 것이 경력상 최고라고 말한다. 나 같으면, '아 그러네, 치프 빨리 달고 치고 나가야지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라고 생각했을텐데, 안치홍은 이렇게 말한다. "제 인생은 제가 결정해요" 이미 모든 것에 대한 판단을 마쳤을 터. 고민도 안하고 이렇게 대답하는 치홍이 멋있다. 

 

양석형(김대명)은 회사를 물려받으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의사를 고민둘지 고민한다. 하지만 이내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시간이 아깝다. 남은 시간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살래...내가 너네 이용한거야" 일생일대의 판단.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판단. 나 같은 선택장애있는 사람들은 수십명에게 조언을 구하고 생각에 생각을 하다가 지쳐서 에라모르겠다라고 하다가 다시생각하고를 반복하는 그런 판단이다. 그러고보면 판단이란 그야말로 개인의 내공이다. 본인의 철학. 그게 쌓이려면 노력, 경험 등이 아우러져서 단단하게 굳어야한다. 나는 아직 많이 무른사람인가 보다. 

 

도재학은 준완(정경호)에게 이렇게 말한다. "의사는 공부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판단력이 제일 중요하더라구요, 매순간 판단, 판단. 교수님, 제가 판단 잘못해서 환자가 죽으면 어떡해요?" 그러자 준완이 말한다. "나한테 물어봐" 준완이는 3년간 영국간다는 익순을 두고 흔들림이 없다. 반지를 보낼 판단을 한다. 준완이와 다른 의사들은 매순간 판단하는 삶을 살아서 그렇게 고민이 없는 걸까. 판단에 대한 확신,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게임이라면 저장하고 다시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인생에서 시간은 계속 흐른다.

 

교과서에서 유명한 시 로버트 포레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있다.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매 순간, 두 갈래가 아니라 세 갈래 열 갈래씩 갈라지는 순간 순간 마다 확신이 드는 때가 없다. 그래서 불안하다. 맞게 가고 있는 건지, 후회하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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