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샘: 장애인이 아닌,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

#아이엠 샘, 오직 샘에대한 이야기

 

영화의 제목은 '아이엠 샘'이다. 제목처럼 영화는 장애인이 아닌, 샘의 딸도 아닌, 사회의 부조리 이런 것이 아닌, 오직 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는 10분만에 울었다. 억지로 짜내는 신파극에서는 울면서도 지는 느낌이어서 기분 나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영화 시작 10분정도에 샘과 그의 딸 루시는 이런 대화를 나눈다. 

 

루시(딸): "아빠, 신이 아빠를 특별하게 만든 걸까, 아니면 사고였을까?"

아빠(샘): "무슨 말인데?"

루시: 아빠는 다르잖아(different)

아빠: 미안해 

루시: "아니야 아빠 괜찮아, 미안해 하지마 나는 행운아야 다른 아빠들은 공원에도 안오는 걸" 

 

7세 정도의 지능에서 멈춘 샘보다 루시는 더 똑똑하다. 아빠가 모자라다는 것을 알지만, 아빠의 사랑은 차고 넘친다는 것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안다. 샘의 아내는 루시를 낳고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도망간다. 샘은 루시를 홀로 키우게 되지만, 지능이 모자라단 이유로, 양육권 박탈 법정싸움에 휘말린다. 샘은 서툴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양육권 분쟁을 해쳐나간다. 스스로 변호사를 구하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고, 신에게 기도하기도 하며 루시와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한다. 

 

샘은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스타벅스에서 8년째 서빙을 할 뿐이지만, 티백을 색깔대로 꼭 정리해놓는 등 본인만의 강점?도 있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끈끈하다. 비틀즈에 관해서는 보통사람들보다 지식이 방대하다. 거짓말은 절대하지 않는다는 철칙도 있으며 딸의 책도 제대로 못읽지만 나름의 교육관도 가졌다. 루시는 아빠인 샘이 바보라는 걸 알고 자기도 바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안읽으려한다. 그러자 샘이 말한다. 

"너는 바보가 아니야, 네가 읽으면 나도 기뻐" 그러자 딸이 책을 읽는다. 

 

 

아이엠샘_책읽는 샘과 루시/ 출처: https://www.lecturer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012

 

 

샘은 자기가 세운 신념대로 사는 사람이다. 수요일에는 팬케이크라는, 어찌보면 별 것도 아닌 것을 정해놓기도 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신념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는 주변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도 한다. 자신의 명예때문에 억지로 샘의 무료번호를 맡은 리타는 처음에 샘을 귀찮은 존재로 여긴다. 하지만 샘과 많은 대화를 가지면서 자식을 사랑으로 대하는 법을 샘에게 배운다. 그래서 리타는 "샘, 내가 더 많은 도움 받은 것 같아서 걱정돼요"라고 말한다. 위탁가정을 어머니도 샘과 루시의 사랑을 확인하고, 샘에게 루시를 데려다주면서 샘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기 힘들다는 것을 고백한다. 

 

이런 샘을 보고나면, 샘은 지능때문에 오해받는 불쌍한 존재가 아닌, 스스로 위기를 해쳐나갈 수 있는 인간임을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딸에게 책을 읽어주는 샘은 'different'라는 단어를 읽지 못한다. 그 문장은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다르면서도 비슷한 기분이들까"이다. 샘이 다르다라는 단어를 읽지 못하는 것은 보통사람과 그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모두 같은 감정(비슷한 기분)을 느끼는 사람임을 말하는게 아닐까. 따라서 그의 더듬는 말은 멍청하게 웃기는 것이아닌, 한마디 한마디 진심에서 울리는 목소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는 그 동안 봐왔던 장애인 영화와는 다른 것이다. 억지로 핍박받게 만들고, 불쌍한 존재로 각인을 시켜버리는, 장애인자체에만 초점을 맞춘 영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상대편 변호사가 루시에게 묻는다. "사실 아버지가 해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게 필요하다는 걸 알고있지 않나요?" 루시가 답한다. "제게 필요한 건 오직 사랑뿐이에요" 결국, 사랑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위대하다라는 메시지를 던져주지만, 그 주체가 샘이었기에 더욱 오래도록 기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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