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6화: 내게 필요한 걸 주는 사람 /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 리뷰/드라마
- 2020. 6. 4.
#타이밍, 그 중요한 걸 놓치다니
채송화(전미도)는 몸이 아파 진료를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모두가 친구로서 걱정하지만, 한사람은 다르다. 어릴적부터 친구로 지냈더라도 남녀사이에는 긴장감이 흐르는 법.하지만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놓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응답하라1988에서 수 많은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들을 오열하게 만든 것도 타이밍 때문이다. 당장 달려가야할 타이밍, 잡아야할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의대 재학시절, 석형은 송화에게 고백했다가 까인다. 좌절하는 친구를 버릴 수 없었던 익준은 끝내 생일선물까지 준비했음에도 송화를 만나지 못한다. 알고보면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던 두 사람. 그 머뭇거림에, 어색함에 서로를 놓친 인연들이 얼마나 많을까.

#필요한 걸 주는 사람
말안해도 딱 필요한 걸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있다. 눈빛만 봐도, 대충 눈치로, 나보다 나를 잘아는 그런 사람. 익준은 송화에게 필요한 걸 준다. 진단 결과만 물어보는 다른 동기들과는 달리 그 아침부터 송화를 보러 병원까지 가고, 마침 땡긴다던 커피까지 사온 것이다. 점점 몰입이 된다. 그러면 이제 안치홍과 익준의 싸움으로 가는 건가. 둘 다 호감이라서 더 좋다. 이건 약간 응답하라에서 정우와 필봉이의 싸움을 보는 것 같다. 그녀에 대한 세세하게 다 아는 익준과, 그에 도전하는 뉴페이스의 느낌.
#어른들이 하는 질문
어른들은 항상 쓸데없는?걸 물어본다. 그 유명한 아부지 뭐하시노부터 느그 서장 남천동살제...가 아니라..어디서 왔고 몇 살이고 형제자매가 어떻겍 되고 등등...병원에서 할 일 없이 대기를 하고 있는 홍도와 윤복이. 그 앞을 으르신들이 지나간다. 괜히 멋쩍어 한마디씩 물어본다. 아부지 뭐하시노
‘나의 아저씨’에서 이선균이 아이유한테 묻는다. “그래, 아버지는 뭐하시고?” 아이유는 받아 친다. “그거 실례에요” 그러자 이선균이 말한다. “어른들은 원래 그냥 이런거 묻고 하는거야...” 생각해보면 그렇기도 하다. 딱히 아들뻘 되는 얘네들이랑 할 말이 없긴하다. ‘아 얘네 아버지가 내 또래겠네’ 생각하다가 튀어나오는 게 아닐까?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이건 너무 일방적인 말이다. 어차피 할 말 없고 길게 대화할 생각도 없는데 집안 파악이나 대충해보자 라는 의미도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요즘 팀장님과 출퇴근을 함께 하고 있다. 거의 아버지 뻘인 팀장님은 수직적인 상하관계와 나이차 더블콤보로 할 말이 매우 없다. 하지만 단 둘이 차를 타고 가면 너무 어색해서 질식할 수준이라 내가 먼저 운을 뗐다. 음악, 음악이었다. 음악은 모두를 즐겁게 해줄 수 있다. 윤도현 밴드, 엠씨더맥스, 버즈 같이 내가 아는 그나마 옛날 노래를 틀어놓고 얘기하면 식간까는 줄 모르고 말이 이어졌다.
익준은 홍도에게 묻는데, 여느 어른들과 달랐다. “요즘애들은 무슨 음악 들어?” 대화를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그런 질문이다. 아버지가 뭐하시는 지는 본인만이 살짝 궁금해서 그냥 내던진, 싱거운 말이라면 익준의 음악질문은 우리 대화를 해보자라는 메시지가 있다. 그래서 처음으로 홍도도 얘기한다. “동물원이요” 익준은 걸려온 전화 때문에 나가야했지만 둘은 이미 한걸음 가까워졌을 것이다.
우주에게 하는 행동, 주변사람들을 생각하는 자세, 환자에 대한 태도, 해피바이러스 퍼뜨리는 능청과 익살, 모든 부분에서 송화는 거절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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