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수업'에서 오지수는 두가지 시각에서 평가된다.
1. 학교 수업
2. 인간 수업
학교 수업으로 평가 받는 부분은 우리 모두가 그렇듯, 내신 성적, 수능 성적 등으로 등급을 매겨 평가 당하는 것이다.
오지수가 전학왔을때 담임(조진우)은 우수한 지수의 학업 성적표를 보고 "너 같은 애들이 젤 무서워 (...) 뭐 하고 싶은건 없고?" 라고 말하고 지수는 그냥 성적맞춰 대학 가는 것, 돈 버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서류 상으로는 겉으로나 오지수는 지극히 평범한 모범생이고 같은 반 학생들, 담임 모두 그렇게 평가한다.
하지만, 인간 수업에서는 전혀 다른다.
학생, 시험 성적이 아닌, 인간으로서 오지수는 악랄한 범죄자다.
과거부터 유영철 같은 사이코패스나, 연쇄살인마들이 잡힐때, 주변사람들은 전혀 그럴줄 몰랐다며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 극단적인 예시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사회생활을 하며 어느 정도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오지수는 오로지 스마트폰으로만 범죄활동을 하고 목소리도 기계로 대체한다. 자신의 어두운 모습은 철저히 숨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대한 사회의 평가는 전혀없다. 인간 수업은 지수의 꿈에서나 나오기 때문이다.
꿈에서 오지수는 서민희를 매장하기 위해 땅에 묻는다. 땀을 흘리며 삽으로 서민희의 시체를 덮고 있는데, 담임이 우두커니 지켜보고 있다. 지수에게 말한다.
"야 이거 이래가지고 대학가겠냐? 자 일단, 사망자 둘, 부상자 다수...사회적 매장 한 건"
지수는 묻는다. "그럼 저 몇 등급이에요?"
담임이 대답한다. "지금 그게 문제냐? 바뀌었잖아...사람이"
비닐을 거둬 서민희를 들쳐보는 지수, 그 안엔 자기 자신이 있었다.
인간수업으로 평가한 결과, 지수는 오히려 살인을 당한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천사들이 수정구슬을 통해 각자가 맡은 인간의 인생을 평가한다.
그 후, 그 사람이 죽으면 점수를 산출하고 그 점수에따라 환생을 시킨다.
N번방 사태 등 최근 사회적 범죄를 보면 흉악범들이 저지르는 살인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이
벌이는 사건이 많다. 학교 교육을 잘못받은 것도 아니고, 그 과정에서 특별한 일탈을 보이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오지수 본인은 자신의 범죄를 보안업이라고 말하는 등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범행의 동기도 대학 등록금 등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것 뿐이기에 자신을 범죄자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인간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천사들이나 할 수 있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지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오지수 같은 사람들, 높은 지능으로 학교 수업은 합격이지만, 인간으로서는 불합격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오늘만해도 뉴스에는 두 사람이 떴다. 전두환과 윤미향
두사람 모두 진심으로 자신은 아무 잘못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인간수업에서 낙제점인 사람들은 항상 그렇다.
소설 죄와벌에서도 주인공은 살인을 저지르고도 끊임없이 자기합리화를 한다.
저들의 이중성과 철면피는 볼때마다 역겹다. 인간수업이 없었던 탓이다. 오지수도, 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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