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1권: 왜 목숨걸고 빨갱이짓을 했을까 / 르상티망

해방 후의 역사를 알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느낀 점은 두가지,

1. 빨갱이들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2. 왜 목숨걸고 공산당을 믿었을까

3. 소화 배드신

 


1. 빨갱이들의 위대함  

 

이책은 좌편향 책이다. 거기에 매혹될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좌익운동에 가담한 이른바 빨갱이들이 
정말 박수받아야한다고 느꼈다. 
빨갱이라는 것은 김범우도 말했듯, 싸잡아 격을 떨어뜨리는 단어이다. 
사회주의 운동을 향했던 그들의 열망, 이를 대단하다 한 것은, 
해방 후 미군을 필두로 한반도 전역에 퍼졌던 
자본주의라는 견고한 시스템에 맞서 싸울 수 있었다는 용기에 감탄했기 때문이다. 

서슬퍼런 청년단 염상구 그리고 최승익 등 권력을 잡은 우익들 밑에서 
신념대로 사회주의 한다고 가족까지 등져가며 
운동을 실행에 옮겼기에 역사가 진보하고 나아간것이다. 

 

미국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이란 시스템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 했다. 
즉, 악이라는 것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처럼 능동적으로 저질러야만 하는 것이 아닌, 
수동적으로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아도 충분히 저질러지는 평범한 것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나치가 유대인들을 학살할때, 학살 담당관들은 지극히 평범한 한 가정의 
아버지인 경우가 많았다. 낮에는 학살을 저지르고 밤에는 아이들 먹거리를 사들고 
여느 아버지처럼 가정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들은 나치즘의 시스템에 순응하여 산 것 뿐이지만, 살인마임에는 틀림없다.  

 

태백산맥 포스터 / 출처:https://bigrockcandymt.tistory.com/168


역사발전에서 이런 시스템 전복을 향한 도전이 없었다면, 아직도 왕 밑에 계급제도를 
당연히 받아들이고 살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지금도 현대사회의 노비지만...

이는 토지(박경리 저)에서 독립운동을 작중인물들에게도 느낀점이다.
일제의 시스템을 어떻게 이용해서 먹고 살까라는 간단하고 쉬운 길이 아닌, 
그 체제에 저항한 역사는 상식적으로는 독립운동에 배팅하면 안되는 게임이었지만,
대한민국은 독립에 성공한다.(자립은 아니었지만)

 


2. 왜 목숨걸고 공산당을 지지했을까

아무리 그래도 이해가 안된다. 

시스템에 저항하는 건 좋은데 본인과 처자식의 목숨까지 내놓고 신봉했던 이유는 뭘까
이는 벽처럼 단단한 자본가 계급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방 후 급변하는 정세, 부는 부를 낳고, 소작농들은 별단 달라질 것 없는 삶을 산다. 
하층민들이 지주, 관료 등 자본가 계급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회주의 뿐이다. 
가만히 있어도 공산당이 집권하면 땅도주고 집도 준다니, 안믿을 이유가 있을까 

독일 철학자 니체는 르상티망이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르상티망이란 약한 입장의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열등감을 말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르상티망의 원인이 되는 것을 뒤집는 것이다. 즉 가치를 뒤집는 것인데,
예를들면, 하층민들은 자본가에게 열등감을 느낀다. 
하루종일 농사짓는 것은 하층민인데 대부분의 식량을 자본가에게 뺏긴다. 
이런 열등감을 도전이나 노력으로 극복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공산당 선언은 노동자가 자본가보다 위대하다고 말한다. 공산당이 집권하면 
나도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쉽고 편리하지 않은가

 

태백산맥 / 출처: https://dmz.go.kr/front/wantsee/culture_movie/view/566

문서방은 김범우에게 질문을 한다. 
"염상진 위원장이 지주들 전답다 뺏어서 소작인들한테 나눠준다는데 참말입니까?"
하대치 역시 '염상진 대장이 시키는 대로만 따르면 언젠가는 노동자 농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오리라는 
확신'에 사로잡혀있다. 

이렇게 보면 사회주의 지지자들은 몇몇 사상, 이념을 제대로 파악한 지도층을 제외하면 
허황된 꿈을 가진 자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1권에서는 주로 해방 후 벌교를 배경으로 염상진을 필두로하는 사회주의 세력과 

청단년으로 대표되는 우익세력이 충돌하고, 혼란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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