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지만 괜찮아 5화, 6화: 얼굴빨 드라마
- 리뷰/드라마
- 2020. 7. 11.
이 드라마는 김수현, 서예지 화보집일 뿐이다. 4화까지 봤을때, 이 드라마의 주제는 명확하다. 같은 상처를 앉고 있는 두 남녀가 서로를 치유하는 것이다.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상처에 대해서 지나치게 질질 끌고있다는 것. 둘째는 두 남녀가 왜 서로를 힐링해야 되냐는 것. 이제 모든 시청자는 고문영(서예지)이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고, 문강태(김수현)도 부모에게 차별을 당했음을 안다. 4화에서 문강태가 좀비아이 동화를 읽으면서 고문영에게 공감했을때, 딱 그때 상처에 대한 모든 스토리를 다 공개하고 다음 스텝으로 갔어야했다. 상처가 뭔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우리집 고양이도 알겠는데, 고문영 엄마는 비쏠리면서 침대위에 자꾸자꾸 매달리고, 빗질 성애자인지 고문영 머리를 몇번을 빗어주는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 문강태도 얼음물에 몇번 입수하는 건지. 그리고 이번화에 처음 밝혀진 거지만 그 얼음물에는 셀프로 입수한 것이다. 물에 빠진 형을 위에서 끌어올릴 수도 있다는 간단한 사실을 어린 강태는 꿈에도 몰랐나보다.
두번째 문제, 왜 둘이 서로를 치유해야하느냐의 문제는 사실 간단하다. 존잘 존예이기 때문에 서로 붙어있어야만 시청률이 대박 상승하고, 화보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토리로 봤을 때, 이유를 찾기가 힘들다. 서로 같은 아픔이 있다는 것? 같은 아픔을 앓고 있다고 남녀가 이어지는거면 우리는 병원에서 소개팅 주선을 받아야한다. 게다가 문강태는 고문영의 아픔을 다 알아차리고도 그녀를 거부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아니, 그럼 또 굳이 헤벌레하며 다가오는 고문영을 문강태가 거절했던 것은 또 뭔가? 츤데레를 좋아하는 작가의 성향이 심하게 들어가있는 것 같지만 이런 억지 츤데레는 개연성에 타격이 크다. 그야말로 '납득이 안가잖아 납득이'다. 그렇게 극혐했으면서 사실상 고문영과 동거를 시작하고 밤에 침실로 난입해서는 울고있는 고문영을 끌어안고 OST를 소환한다. 츤데레도 이런 츤츤이가 있나...형 때문에 고문영을 밀어냈었다고 한다면 강태는 여자친구를 사귀면 형이고 뭐고 다른 일상을 모두 집어치우는 엄청난 사랑꾼이거나, 아니면 장거리 연애는 끔찍히도 싫어하는 단거리파일 것이다. 도대체 형을 케어하면서 여자친구를 못만들 이유는 뭔가. 그렇다고 형한테 뭘 엄청하게 해주는 것도 아니다. 기껏해야 잠자리 제공해주는 건데 뭘 그리 형 때문에 다 포기하는 코스프레를 하는 건지.
드라마 개연성은 애초에 밥 말아먹었다. 고문영은 인지능력이 충분했던 어린시절에 엄마를 봤었다. 그런데 갑자기 인지능력 장애가 온 것인지, 쌩판 모르는 남이 자기 엄마라는데 "엄..엄마야?"라며 강태에게 나 엄마에 대한 아픈 과거가 있어요라고 홍보한다. 그리고 초등학교 동창이 고작 30살 밖에 안됐는데, 서로가 서로를 몰라볼거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작가의 인식도 너무 후졌다.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약자를 다룬 영화들, 아이엠 샘 등을 보면 장애인을 주체적인 인간으로 다룬다. 어떤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장애인을 병신 말더듬이로 희화화하는 경우는 없다. 문상태(오정세)는 강태가 고문영 집으로 들어오게 하는 매개체일 뿐이며, 두 주인공이 얼굴을 뽐내는 동안 드라마에 재미요소가 없을 것을 우려해서 만들어진 말더듬이 희화화 상품일 뿐이다. 어릴 땐 물에빠진 동생을 버리고 가고, 뭔 일만 생기면 스스로 머리를 쥐박으며 소리를 내지른다. 이런 장애인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없던 편견도 다시 생길것 같다. 장애인은 스스로 할 수 있느건 하나도 없고, 그냥 병신같은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이 드라마 작가는 츤데레 존잘남에 미쳐버린 장애인 혐오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6화까지 봤을 때, 이 드라마는 그냥 김수현, 서예지 화보집이다. 다른건 의미가 없다. 서로를 치유, 힐링? 차라리 동물의숲 몇 분하는게 더 힐링되고 좋다. 서로가 서로를 치유한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세상에 깔렸다. 그냥 솔직하게 얼굴 빨로 시청률 먹고싶었다고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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