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노력하면 성공하니?

최근에, 주인공이 직업에서의 성공을 갈망하는 영화 2편을 봤다. 영화 인턴과 yesterday. 인간은 누구나 어느정도 성공하고자하는 욕망이 있고, 그 와중에는 여러 난관이 존재하니,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기 쉬운 주제다. 영화 인턴에서는 자신의 온라인 쇼핑몰을 더욱 키우기 위한 줄스(공교롭게도 앤해서웨이다)가 나온다. 영화 yesterday에서는 무명 싱어송라이터인 잭 맬랙이 불법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성공을 향한 그들의 방법은 달랐지만, 모두 그들은 성공 후, 삶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_포스터 / 출처: 나무위키

 

 

#노력하면 성공한다고 누가그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주인공 앤디(앤 해서웨이)도 그렇다. 저널리스트가 꿈이지만, 유명 패션잡지 런웨이의 편집장미란다(메릴 스트립)의 비서로 일하게 된다. 무협지를 보다보면 흰수염난 스승이 제자에게 몇 년간 물만 떠오게 시키거나 허드렛일만 시키는 이야기가 있다. 제자는 끝내 화를 내지만, 돌이켜보니 물을 수 없이 떠오면서 이미 무술을 연마할 내공이 쌓였음을 깨닫게 되는 스토리다. 미란다는 앤디에게 그야말로 허드렛일을 시킨다. 척척 해내던 앤디는 어느샌가 파리 패션쇼에 참석하며 패션계 유명인사들과 말을 섞고, 몸은 명품으로 치장을 하게된다. 악마(미란다)가 사는 곳에서 버티고 버티다 보니 패션업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원하던 직장에 추천서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찌질남 뿐인 남친과 굳이 다시 화해하며 잃어버렸던 일상도 다시 되찾는다. 

 

앤디가 미란다 옆에서 지옥같은 생활을 했다지만, 대한민국 회사원들은 이미 모두 회사에 미란다들을 몇 명씩 모시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네 회사원들에게 모두 성공의 길이 열려있느냐? 그렇지 않다. 지옥에서 버티면 천국에 갈 수 있따라는 도덕적인 내용은 우리가 콩쥐팥쥐 같은 전래동화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앤디가 과감히 분에 못이겨 회사를 때려치고 남친을 따라 식당에서 일하다가 그마저도 짤려서 실업급여 타먹는 이야기 정도는 나와야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다.(이렇게 만들면 보는 사람은 없겠지만...)

 

'노력하면 정말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그럴 일 거의 없다'가 정답이 아닐까.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공부라고 주입시켜 놓고는 공부 열심히한 대졸자들은 개무시하고 비정규직들만 업고노는 모습을 보면 노력따위는 하찮은 것 뿐이다. 그 보단 태초에 예쁜 얼굴로 캠 앞에서 미소한번 짓고 태초의 뻔뻔함으로 머리위에 간장을 쏟아부을 수만 있다면, 노력한 자들보다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고보면 앤디 역시 딱 봐도 말랐는데 애써 뚱뚱하다고 말하는 회사따위 다니지 말고, 집에서 캠을 켰으면, 미란다와 상종도 안할 수 있었을 일이다. 

 

지옥같은 비서생활에 덧붙여, 남자친구는 공감능력 제로의 찌질이로 만들고, 친구는 분노조절장애아로 만들면서까지 앤디를 콩쥐로 만들었지만, 그녀에게서 어떤 것도 느낄만한게 없었다. 애초에 뛰어난 인재가 잠시 비서생활을 했다. 정도 인 것이다. 이미 누구나 회사에서 맛보는 지옥을 미화하는 영화는 꼬여버린 심성에 어떤 감흥도 주지 못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바로 알 수 있는 투명한 내 미래에 어떤 천국도 없음을 알고 난 후에는 지옥과 노력을 미화한 영화엔 심드렁할 뿐이었다. 

공지사항

최근 글

최근 댓글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