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클라쓰 15-16화: 사람의 가치 평가 / 오수아는 장가에서 얼마짜리 자산일까?
- 리뷰/드라마
- 2020. 3. 22.
장근원과 그 청부업자(?)들의 어설픈 유괴놀이와 단밤의 장가인수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새로이의 경영 철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1화때부터 변함없던 그 철학, '사람이 먼저다'이다. 이건 두산이던가, 두산 망해가는데
흔히 자산(Assets)이란 가치가 있는 물건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회계에서는 3가지 조건에 충족되는 것을 자산으로 본다. 회계에서 자산(Assets)이란 '거래의 결과로서, 기업의 지배하에 있으며, 미래에 경제적 효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원'을 말한다. 이 개념은 경영대생들이 회계원리 시간에 처음 접하게 되는데, 대부분 회계원리에서 손절하기 때문에 경영전공생들도 회계개념은 익숙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아무튼, 그럼 인적자원은 자산일까? 예를 들어 오수아는 자산일까? 오수아는 장가의 채용이라는 거래의 결과로 입사했으며, 근로계약서에 의해 장가의 통제하에 있다. 그리고 기획팀 일원으로 이태원 매장관리 등을 하면서 경제적 효익(수익)을 가져온다. 그런데 나만 생각해보더라도, 내가 딱히 회사의 미래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기여를 한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오수아는 모든 자산의 조건을 충족한다. 그럼 장가의 재무제표를 보면 오수아가 적혀있어야하며 장가는 상장기업이므로 모든 사람이 오수아의 가치를 볼 수 있어야한다. 그런데 얼마로 산정해야할까?
회계에서는 재무제표에 '인식(Recognition)'하려면 두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정의 충족과 측정가능성. 따라서 오수아는 자산의 정의는 충족했지만 측정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자산으로 명시될 수가 없다. 사람을 측정하는 것은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회계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이는 상당히 다행이다. 만약 사람이 측정가능하다고 했다면 회사원들은 매년 또는 매분기 재무제표가 공시될때마다 불안에 떨것이다. 나는 이번엔 얼마짜리로 써있을까.
회계개념이 갑자기 떠올려서 길게 썼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단밤의 가치는 진작에 장가를 뛰어넘었었다는 것이다. 작품상에는 단밤의 시총이 장가에 뒤져있다는 멘트가 나온다. 하지만 단밤 직원들의 가치는 장가보다 뛰어나다. 마현이는 최강포차에서 1등, 조이서는 뛰어난 CFO, 새로이는 신뢰, 사람이라는 가치를 전직원에 심었다. 장가의 사람들은 어떤가, 근원이는 짠하지만 애초에 병신이며, 오수아는 내부고발, 장실장을 비롯한 대부분 직원들은 영혼없는 샐러리맨일 뿐이다.
어떤 기업은 법인이지만, 결국 이를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그 안의 사람들이 그 기업의 가치를 결정한다. 아무리 가족같은 기업, 사람이 먼저다 라고 외쳐도 그 안의 사람들이 꼰대 병신들이면 그 기업은 분명 가치가 점차 깎일 수 밖에 없다. 단밤의 인수합병이 신속히 이뤄진 것은 드라마의 시간제약상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지만, 단밤이 형성한 인적자원들의 가치를 장가의 사람들도 결국 인정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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