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 다른 온도처럼 윤복(조이현)은 온도를 낮춰 추운 수술방에 있다. 반면, 홍도(배현성)은 찜통같은 수술방에서 쓰러진다. 같은 수술방이지만 온도는 극과극인 것 처럼, 때론 부모님과 자식의 마음의 온도차도 어느 순간 좁힐 수 없게 벌이지기도 한다. 주종수(김갑수)의 아들들은 그야말로 잘나간다. 전문직에 돈도 물론 잘벌지만 그 때문에 바쁘다. 한편, 대게 말년 회사원들이 그렇듯, 주종수도 할 일이 딱히 없다. 정로사(김해숙, 안정원 엄마)가 놀아주는 것 외에는 본인 생활이 별로 나오지도 않는다. 급기야 우울증 증세까지 생긴다. 나는 가끔 할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명절이나, 고향에 내려갔을 때 통화를 하는데 항상 너무나 반가워하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마지막은 항상 이렇게 말하신다. "다음에 또..
#사랑이 시작되고, 시작되려하고, 좌절된다. "오빠가 좋아한다고 얘기했던가? 오빠랑 연애하자" 사랑만큼 확실한 감정이 있을까, 김준완(정경호)는 익순에게 고백한다. 그곳이 타이타닉 호 갑판대이든, 에펠탑 전망대이든, 새벽 길거리 토스트가게 앞이든 아무 상관없다. '사랑하는 두 남녀 사이에는 신이 존재한다.'(영화, 비포 선라이즈)라는 말처럼 오직 그 둘은 그 순간 가장 빛날 수 있다. 반면, 안치홍(김준한)은 채송화(전미도)에게 거절당한다. 거절당하는 사랑은 더없이 슬프다. 하지만 이 슬픔은 돌연 기다림과 다시 사랑으로 거듭나는 법. 한번 시작된 마음을 내가 어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유치환의 '그리움'이라는 시가 있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